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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주

박재서 명인 안동소주 35도 - 미쳐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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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박재서 명인 안동소주

양조장: 명인안동소주

종류: 증류식 소주

ABV: 35%

가격: 7,500원 (하나로마트)

한줄평: 이 가격에 이 맛 실화냐

 

술에 있어서 가장 웃긴 표현이 어떻게 보면 증류식 소주란 표현이다.

생각해보면 그렇다.

우리 땅에 처음 소주가 들어온 것을 보통 고려시대 몽골에서 전파되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당시의 소주는 당연히 쌀을 이용해서 증류식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그런데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소주는 희석식 소주이다.

이러한 희석식 소주는 타피오카 같은 전분으로 만든 엄청난 고도수인 주정에 물을 타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니 완전히 달라진 셈이다.

만드는 재료도 쌀에서 전분으로 달라졌고, 술을 빚은 후 증류를 하는 방식에서 주정에 물을 타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그런데 이제는 소주라고 하면 보통 이 100년이 조금 넘은 이 증류식 소주를 의미하게 되었다.

 

나는 이 소주가 너무나 슬프다.

이 소주가 대한민국의 음주 문화를 완전히 망쳤다고 생각한다.

값싸게 만들어서 얼른 취하게 만드는 술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우리는 술맛을 모른다.

술맛을 알만큼 시간을 쓰는 걸 아까워한다.

술값을 많이 쓴다는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면 보통 안주값을 많이 쓰거나 엄한 데를 가서 혀를 차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 점에서 박재서 명인의 안동소주는 조금이나마 이러한 마음을 불식시켜준다.

다양한 맛을 느끼고자 시원하게 냉장고에 칠링 시킨 후 긴 시간 동안 마시면서 온도를 바꿔보았다.

당연한 얘기지만 색상은 보는 바와 같이 투명한 소주의 색이다.

 

처음 차가울 때는 향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다행인 것은 알코올 향도 튀지 않아서 소주처럼 역하지는 않았다.

조금 식으니 누룩향이 폭발하기 시작하는데 이 향은 호불호가 조금 있을 수 있겠다.

 

입에서는 말 그대로 꼬소한 맛이다.
35도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목 넘김이 깔끔하다.
아쉬운 것은 온도가 조금 올라가니 부드러움은 증가하는데 여기서부터는 알코올 향이 튀기 시작한다.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나 분명히 잘 만든 술이다.

생각해보면 좋은 맥주 1캔 값 밖에 안 되는 것인데 그 값이면 2-3명이 마실 수 있는 술인 셈이다.

누구에게나 한번 정도는 추천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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