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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Miguel Torres Chile Estelado Brut Rosé - 예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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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Miguel Torres Chile Estelado Brut Rosé

Vintage: NV (Non-vintage)

지역: Chile

Vivino 평점: 3.8 / 5.0

평점: 3.0 / 5.0 그래도 괜찮아. 이쁘니깐.

 

지금은 사실상 고인이나 다름없는 분(들), 고영욱과 신정환이 프로젝트 그룹을 만들었던 적이 있다.

이제와 생각해보면 굉장히 놀라웠던 것이 둘 다 노래를 부르는 역할이 아니었는데 꽤나 신기했던 조합이다.

여하튼 '신나고'라는 그룹을 만들었고, 꽤나 성공적이었다.

 

'이쁘니까'라는 제목의 노래였는데 가사 몇 마디를 적어보면 이렇다.

예쁘단 이유로 세상을 다 가지려 하지 마 그래도 괜찮아 괜찮아 이쁘니까.

거의 20년 전 노래니깐 가사의 저렴함이야 차치하더라도 메시지는 꽤나 심플하다.

이쁘면 그래도 괜찮다. (지금 이런 노래 나오면 광화문에 효수당하려나)

 

와인을 꽤 좋아한다고 자부하고, 꽤나 다양한 와인을 마셔본 편이다.

특히나 요새는 모임까지 다니면서 더 열심히 (비싼) 와인을 마시고 있다.

쉽게 말하면 공부까지 하면서 와인을 마시는 편인데 지금 와서 하나 고백하자면 내가 무시하는 게 하나 있다.

 

먼저, 나는 코에 와인을 가져댔을 때의 그 향을 좋아한다.

스월링 전에 에스텔라도 로제에서는 알코올 향이 피어오르기 시작한다.

약간 겁을 먹기 시작하고, 버블을 희생하더라도 스월링을 격하게 했다.

 

슬슬 사과의 향이 피어오르고 있다.

굳이 따지면 아직은 완전히 익지 않은 청사과의 풋내음이 나기 시작한다.

조금의 시간이 더 지나자 아주 약간의 이스트 향 역시 매력적이다.

 

두 번째로 나는 입에서 느껴지는 질감과 맛이 좋다.

에스텔라도 로제의 버블은 생각보다 섬세하게 퍼져나갔다.

물론 샴페인처럼 고급스럽게 퍼지는 느낌은 약했지만 가격대를 생각하면 충분히 용서할 수 있을 정도의 느낌이었다.

 

달지 않다는 브륏 와인의 이름값을 하듯 입에서는 단 맛이 느껴지지 않았다.

물론 코에서 느껴지는 과실 향 때문에 단 와인을 먹는듯한 착각을 했지만 말이다.

아쉬운 것은 계속 자잘하게 나는 쓴 맛이었다.

 

이렇게 입과 코로 와인을 즐기기 전에 보통은 눈으로 한 번 와인을 즐긴다.

그러나 이렇게 눈으로 와인을 즐기기에 가장 중요한 조건, 색깔, 나는 이것을 제대로 보지 못한다.

적록색약이 있다 보니 섬세한 색깔 차이를 따라가기가 꽤나 어렵다.

 

그럼에도 에스텔라도 로제에서 느껴지는 색깔은 꽤나 아름다웠다.

신기하게 생긴 병에서 나온 핑크색의 액체는 말 그대로 특이했다.

스파클링 로제를 처음 마셔본 것은 아니었음에도 다시 한번 와인을 눈으로 마신다는 의미를 깨달았다.

 

그리고 다시 한번 아까 그 노래 가사를 떠올린다.

입에 좀 쓴맛이 남고, 코에서 잔향이 약하면 어떠한가?

이렇게 이쁜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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