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라이언 스타우트
양조장: Lion Brewery Ceylon
스타일: 스타우트
ABV: 8.8%
IBU: 55
가격: 3,000원 (와인앤모어)
Untapped 평점: 3.6 / 5.0
개인 평점: 3.7 / 5.0
어느 축구 선수가 있었다.
이 축구 선수는 프로팀의 지명을 받지 못한 채 대학에 진학한다.
대학에 진학해서 대학에서도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지만 여전히 국내 프로팀의 주목을 끌지 못한다.
이 선수는 일본으로 향하기로 한다.
그러나 일본 상위리그가 아닌 2부리그에서 활약한다.
괜찮은 활약을 펼치면서 1부, 2부에서 활동하는 선수로 발돋움한다.
한국인이라면 외면했을 그 선수를 외국인 감독이 발견한다.
마침내 그 선수는 국가대표팀에 승선한다.
그리고 외국인 감독과 함께 유럽팀으로 향한 그는 마침내 꿈의 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한다.
물론 위 내용은 박지성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이다.
박지성은 원래 잘했고, 일본으로 향한 것도 신인에게 그 정도 연봉을 줄만한 팀도 없었다.
그리고 명지대 시절부터 연령대 대표팀을 뛸 정도로 국내에서도 유망한 선수였다.
하고 싶은 말은 저 스토리 자체이다.
묵묵히 자기 일만 열심히 하던 이가 갑자기 뜬금없이 제3자 전문가에 의해 신분상승한 신데렐라 스토리.
우리는 모두 이런 삶을 한번쯤 꿈꿈게 된다.
스리랑카에서 만들어진 라이언 스타우트는 맥주계의 신데렐라이다.
맥주 평론가로 유명한 마이클 잭슨(그 마이클 잭슨 아님 주의)은 스리랑카 산속 시골에서 브루어리를 발견한다.
더위로 지쳤을 그는 스타우트 맥주 한잔을 주문한다.
맥주 한잔을 마신 그는 놀라고 만다.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생각지도 못한 맛을 느끼고 만다.
그리고 그는 그 맛을 공유하고자 맥주의 맛을 극찬하고, 그 극찬을 자신의 책에 적는다.
스리랑카의 작은 브루어리에서 만든 스타우트는 그때부터 말그대로 미친듯이 팔리기 시작했다.
그렇지 않은가?
이역만리 떨어진 대한민국의 이마트에서도 이들이 만든 맥주를 찾아볼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색상은 아주 평범한 스타우트 맥주이다.
기네스는 따를 때 지나칠 정도로 크리미한 느낌의 거품이 난다면 거품 조차 그렇게 많이 나지 않는다.
물론 거품의 유지력은 괜찮아서 마시는 동안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코에서 느껴지는 향은 커피, 초콜렛의 전형적인 스타우트 향이다.
다만, 기분 탓인지 모르겠지만 저도수의 스타우트에 비해서 조금 더 강렬한 향이 나는 느낌이다.
물론 캔입 후 7개월 정도가 지나서 그런지 약간 꺽인듯한 향은 어쩔 수 없다.
입에서는 9도에 가까운 알코올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알코올 맛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아쉬운 건 달달한 맛이 자꾸 입에 감긴다는 것인데 쓴맛이 곧바로 치고 올라와서 그렇게까지 물리진 않는다.
러시아 임페리얼 스타우트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강렬한 맛이 지속된다.
이 맥주를 추천할 것인가?
잘 모르겠다. 워낙 강렬하고 캐릭터가 독특해서 쉬이 추천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럼에도 추천할 것 같다. 3,000원에 이런 경험을 하긴 또 그만큼 어려울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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