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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Grant Burge Benchmark Chardonnay 2020 - 재미없지만 그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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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Grant Burge Benchmark Chardonnay
Vintage: 2020
지역: Barossa, South Australia, Australia
해외평균가격: 12,571원
Vivino 평점: 3.6 / 5.0

평점: 3.2 / 5.0 재미는 없는데 그래도 배 향이 나서 입에서 풍미 자체가 맛없지는 않다.

 

내가 와인 팔아서 먹고 살 것도 아니고 나는 특별히 와인 가격을 공개하지 않을 생각이 전혀 없다.

그런데 왜 가격을 적지 않았을까?

그것은 내가 돈을 주고 산 와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춘천 세계주류마켓에 가서 와인을 샀던 적이 있다.

장터를 해서 아침부터 달려갔던 건데 어쨋든 꽤나 큰 바보짓을 했고 바보짓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뽑기 쿠폰을 하나 받았다.

그 때 받았던 뽑기의 꼴찌상(?)이 저 와인이었고, 그렇기에 난 저 와인의 가격을 모른다.

 

그런데 가격을 모르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더 큰 문제는 내가 이 와인의 존재 자체를 몰랐다는 것이다.

나는 와인이란 일종의 여행이라고 생각한다.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같은 낯간지러운 말이 아니라 여행이란 자고로 여행을 떠나있는 상황보다는 여행을 준비하고, 계획하는 과정이 재미있기 때문이다.

 

와인 역시 그러하다.

와인을 정작 마시는 시간보다 더욱 즐거운 시간은 와인을 고르고 와인에 대해서 기대를 하는 시간이다.

그리고 와인의 맛을 스스로 그려보면서 기대를 하곤 한다.

막상 마시고 나면 실망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어쨋든 이 기대를 하는 과정의 재미를 빼놓을 수 없다.

 

이 와인에서는 그러한 재미가 모두 소거되었다.

와인의 존재를 몰랐기 때문에 와인에 대한 기대감이라든지 그림은 전혀 그리지 못했다.

가격은 정확히 알지 못했고, 알고 싶지도 않았지만 꼴찌상이라는 인상 때문인지 기대 역시 갖기 어려웠다.

최악의 상황의 마셨다는 얘기를 이렇게 에둘러서 하고 있다.

 

여튼 그러한 주관적인 이미지가 많이 반영되긴 했다.

개인적으로는 시간이 지날수록 맛이 있어지거나 흥미로워지는 것을 재미가 없다고 표현한다.

이 와인은 재미는 없는데 노즈에서 배 향이 꽨 매력적으로 나서 그래도 입에서 맛없지는 않다.

 

그런데 마시면 마실수록 문제다.

지나치게 입에서 단 맛이 남는다.

이게 단 맛인건지 아니면 단 향이 있어서 풍미로 달달한 냄새로 느껴지는지 헷갈릴 정도로 코가 멍멍하다.

 

이 와중에 알코올 향은 웬말인가.

내가 소주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이유가 특유의 코를 찌르는 알코올 향인데 그 느낌이 살짝 날랑말랑 하고 있다.

분명히 처음에는 심하지 않았고 내가 더 취했음에도 이렇게 느껴진다는 것은 분명히 내 잘못만은 아니다.

와인도 분명히 무언가를 잘못하고 있는거다.

 

가격은 안 찾아봤지만 저 위 해평가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저렴하다는 얘긴데  근데 워낙 변화가 없어서 다시 살진 모르겠다.

시원하게 칠링해서 오래 두지 않고 금방 마시는 사람에겐 추천해야 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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