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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Charles Orban Blanc de Blancs NV - 인생은 더 쓰니깐 참고 마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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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Charles Orban Blanc de Blancs Champagne

Vintage: NV (Non-Vintage)

지역: Champagne, France

가격: 37,000 (춘천 세계주류마켓)

전문가 평점: Dan Murphy's Wine Panel 95 연한 색상. 신선한 이스트, 사워도우, 레몬 아로마 향등이 느껴진다. 레몬 커드, 비스킷, 루비 자몽 향이 느껴지는 진정한 블랑 드 블랑이다. 강력한 코어에 휘감겨 있으나 처음부터 끝까지 드러난다. 매혹적인 와인. (와인을 파는 호주의 와인샵이니 전문가 평점이라고 하기는 좀 그렇고 광고라고 해도 되겠다.)

평점: 3.5 / 5.0 시트러스와 배 향이 매혹적이다. 코에서는 만족스러우나 입에서 쓴 맛이 아쉽다

 

샴페인은 여러가지 의미를 가진다.

당연히 프랑스 상파뉴 지방에서 만들어진 발포성 와인이긴 한데 그런 이론적인 내용 말고 개개인에게 느껴지는 의미말이다.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축하가, 누군가에게 공감이 되기도 한다.

그렇지 않은 술이 어디있겠냐만은 샴페인이야 말로 어떤 샴페인인지도 중요하지만 누구와 어떻게 마시는지가 더 중요한 술이라는 거다.

 

여튼 그러한 맥락에서 내가 이 샴페인을 어떤 자리에서 먹었는지 설명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날 나는 소중한 사람과 가로수길의 한 양식당을 찾았다.

유럽을 자주 다녀본 것은 아니지만 유럽의 야외 오스테리같은 분위기가 매력적인 곳이었다.

해물찜부터 파스타에 이르기까지 꽤나 다양한 라인업을 가진 식당이었는데 우리의 선택은 해물찜이었다.

 

아쉽게도 음식의 수준은 그렇게 높지 않았다.

해물찜엔 홍합, 바지락과 같은 조개가 메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비린내가 심해서 먹기 힘든 수준이었다.

참고로 내 입맛은 비린 맛을 거의 못 느끼는 편인데도 말이다.

 

와인에도 아쉬움은 꽤나 많았다.

노즈에서는 시트러스 향이 매력적이며 사과나 배와 같은 과실향 역시 인상적이었다.

입안에서는 생각보다 질감이 크리미하나 탄산의 정도는 조금 거친 편이었다.

다만, 저가 카바에서 느껴지는 쓴 맛이 느껴져서 조금의 아쉬움이 남았다.

바디는 미디엄 바디 정도인데 살짝 물을 탄 듯한 느낌이 있어서 다소 아쉬웠다.

블랑 드 블랑에서 기대하는 신선한 느낌을 받기는 어려웠다.

 

자. 음식도 아쉬웠고 와인 역시 가격대를 고려하면 나쁘진 않았으나 아쉬움이 더 짙게 남았다.

그렇다면 이 날의 식사 역시 아쉬웠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았다.

 

비린내가 심하던 해물찜의 맛은 샴페인과 꽤나 어울렸다.

분명히 조개는 비렸으나 샴페인과 곁들였을 때는 비린 맛은 사라지고 해산물 특유의 신선함이 남았다.

그리고 식당 역시 맛의 아쉬움보다는 고즈넉한 분위기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쓴 맛이 남았던 샴페인 역시 매력적이었다.

얇은 플룻 잔 사이로 올라오는 기포의 아름다움이 식사 자리를 빛내주었다.

입안으로 퍼지는 쓴 맛보다는 산뜻한 산도와 시트러스 향이 기분좋게 느껴졌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샴페인은 분위기다.

소중한 사람과 마셨던 이 날의 샴페인은 와인 자체의 퀄리티와는 별개로 의미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샴페인은 개개인에게 모두 다른 의미를 가진다.

당신 역시 그런 당신만의 샴페인을 찾는 하루가 되었으면 한다.

 

블랑 드 블랑이라고 생각하면 아쉽긴 하나 이 정도 가격대라면 다시 한번 구매할 것 같다.

물론 세상에 맛있는 와인이 많으니 다른 선택지가 있을 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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