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Roberto Voerzio Vigneti Cerreto Barbera d'Alba
Vintage: 2018
지역: Alba, Piedmont, Italy
해외평균가격: 39,487원
Vivino 평점: 4.2 / 5.0
평점: 4.0 / 5.0 드디어 무언가 음식과 어울리는 와인을 찾은 기분이다
우리가 와인을 시작하는 계기는 꽤나 다양하다.
누군가는 소주 위주의 한국의 주류 생활이 지겨워서 시작하기도 하고 (그건 나)
누군가는 신의 물방울을 보고 와인을 시작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만화책이긴 하지만 꽤나 오버하는 만화책이다.
보통은 와인을 마시면서 노즈, 팔렛, 부케 정도도 느끼기 바쁠텐데 오래된 고성을 느끼고 감옥에 갇히는 감정까지 느낀다는 꽤나 공감하기 어렵다.
생각보다 별로였던 몽 페라를 마시면서 퀸의 음악을 듣기도 하니 더더욱이나 그렇다.
게다가 와인 본질보단 지나치게 고가 와인만 찬양하는 스노비즘을 보여주니 안티도 꽤나 많을 책이다.
그래도 이 만화책에서 궁금한 개념이 있었다.
마리아주, 즉 결혼이라는 것이다.
나는 와인을 꽤 오래 마셔왔음에도 (물론 지식은 일천하지만) 불구하고 음식과 와인의 조화라는 것을 느껴본 경험이 많지 않다.
특히나 좋은 와인을 마실 때는 더더욱 그러하다.
소위 말하는 안주라는 것이 오히려 와인의 맛을 해칠 때가 더 많은 것 같다.
그러다보니 안주를 먹고 물 한잔을 마셔서 입을 씻어낸 이후에 와인을 마시곤 했다.
이쯤되면 안주라기 보단 속 버림 방지 도구에 가까웠지.
그런 점에서 피자집에서 지인이 선물해주신 이 와인은 꽤나 귀했다. (그래서 가격을 모르고 알고 싶지 않다)
음식이 나오기 전에 와인을 한 모금 마시니 침이 고이기 시작했다.
그러한 적절한 침 고임과 함꼐 꽃향과 검은 과실향이 느껴지면서 음식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피자가 등장했다.
치즈가 잔뜩 올라간 피자였는데 내 입맛은 꽤나 한국적이지 않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나 느끼하고 짜게 느껴졌다.
그 상황에서 와인 한 모금을 더 마셨다.
첫 모금보다는 날카롭게 느껴지는 산도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느끼한 음식과는 그게 더 적절해보였다.
꽤나 잘 익은듯한 과실 향과 맛이 코와 입에 동시에 느껴지기 시작했다.
피자에서 느껴지는 치즈 냄새와 조화를 이룬다는 점이 꽤나 재미있었다.
마치 피자와 주스를 같이 마시는 느낌인데 실제로 이렇게 먹으면 꽤 이상할 거 같은데 말이다.
결론적으로 드디어 마리아주를 찾은 느낌이다.
만약 이 와인을 안주없이, 피자없이 먹었다면 어땠을까?
적절했다고 느껴진 산도가 지나치게 튀다고 느꼈을 것 같고, 지나치게 푹익은 과실향과 산도의 조화도 어색하게 느꼈으리라 생각한다.
오히려 피자가 이 와인을 살린 셈이다.
그렇기에 적절한 가격으로 나온다면 다시 한번 구매하고 싶은 와인이다.
그래서 적절한 가격은 얼마일까?
그건 좀 어려운 질문이다.
'와인' 카테고리의 다른 글
Chateau Haut-Brion 2011 - 입맛만 고급지면 안되는데 (0) | 2022.06.14 |
---|---|
Chateau Chasse Spleen 2016 - 슬픔이 떠날까? (0) | 2022.06.13 |
Grant Burge Benchmark Chardonnay 2020 - 재미없지만 그래도 (2) | 2022.06.11 |
La Croisade Réserve Cabernet - Syrah 2020 - 변기가 호강하던 날 (2) | 2022.06.10 |
Charles Orban Blanc de Blancs NV - 인생은 더 쓰니깐 참고 마시자 (2) | 2022.06.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