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Lou Dumont Bourgogne Blanc
Vintage: 2017
지역: Burgundy, France
가격: 44,000 (와인비)
Vivino 평점: 3.7 / 5.0
평점: 3.5 / 5.0 평범하게 괜찮게 마실만 한 부르고뉴 블랑
한국인이 만든 와인으로 꽤나 유명한 루 뒤몽.
그러다보니 와인의 질과는 별개로 한번쯤 도전해보고 싶었던 와이너리였다.
그렇지 않은가? 한국인이 만든 와인. 그것도 가증스런 K-와인이 아닌 부르고뉴라니!
게다가 이 와이너리는 신의 물방울에서도 꽤나 심도깊게 다뤄졌었다.
자타공인 일뽕에 빠져있던 작가는 이 와이너리의 부부 중 남편이 일본인인 것에 집중했다.
그래서 이 와이너리를 동서양의 조화를 이룬 곳이라고 극찬을 했다.
양립하기 어려운 일뽕과 국뽕이 프랑스 부르고뉴에서 만났다.
당연히 이 와인은 마시기 전부터 기대감으로 가슴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프랑스 와인에서 반가운 한자를 볼 수 있었던 에티켓 역시 물론 꽤나 매력적이었다.
무슨 일을 하든지 이러한 (지나친) 기대감은 늘 양날의 검으로 작용한다.
먼저, 이러한 기대감이 없으면 취미란 것은 근본적으로 재미가 없다.
기대감없이 알코올을 채우기 위해서 와인을 마시면 차라리 소주만도 못한 취하는 포도주스가 되는 것이니깐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너무 큰 기대감을 가지고 시음했을 때의 실망이 배로 커질 수도 있다.
소개팅이라고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상대의 사진을 받고 우리는 기대를 한다.
기대를 너무 안 가지고 있으면 애초에 소개팅이라는 것 자체가 성사되지 않을테고, 그렇다고 해서 기대가 너무 크면 보통은 실망하기 마련이니깐.
아쉽게도 이 와인은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해주는 와인이었다.
향에서는 오크향이 살짝 느껴지면서 잘 익은 배와 같은 느낌이 코를 적셨다.
약간의 꿀 향이 느껴지긴 하는데 스월링을 할 때마다 살짝 올라오는 수준이었지, 결코 메인으로 나서진 않았다.
그러다보니 약간은 달지 않을까란 생각을 하면서 팔렛을 느끼기 시작했다.
막상 입에서 느껴지는 맛은 산도가 느껴지는 시트러스 풍미에 더 가까웠다.
신 맛이 도드라지는 느낌은 아니었고, 그렇다고 해서 단 맛도 아닌 그런 느낌이랄까.
여기까지는 꽤나 만족스러웠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더이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더 맛있어지는 일도 없었고, 오히려 향은 따른지 얼마 안 되었음에도 사라지기 시작했다.
너무 지나친 칠링 탓일까 싶어 조금 따라놓고 기다려보기도 했다.
이 역시 기대감을 주는 시간이었다.
아쉽게도 이번에도 기대감을 벗어나서 온도를 조금 높였음에도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진 않았지만 말이다.
이렇게 말하니 마치 내가 이 와인에 대해서 만족하지 못하는 것철 느껴진다.
그런데 그렇지는 않았다.
우리가 딱 부르고뉴 블랑에서 기대하는 맛 정도는 충분히 해줬다.
가격 역시 조금 비싸긴 하지만 생산지를 생각하면 이정도면 나쁘지 않은 수준 이상은 해줬고.
재구매 의사를 묻는다면 글쎄? 이 와인을 다시는 몰라도 와이너리는 다시 한번 도전할 것 같다.
나는 아직 국뽕이 충분히 채워지지 않았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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