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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수용소에서 - 해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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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바닥에서 퍼주세요.

 

가장 의미없는 행동 중 하나가 남의 불행과 나의 불행을 비교하는 것이다. 아무리 공감 능력이 엄청나게 발달한 사람일지언정 그래도 평범한 사람은 (나를 포함하여) 남의 불행을 올바르게 혹은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 흔히 말하는 꼰대가 나오는 것도 이전 세대가 현재 세대가 처해있는 혹은 겪고있는 불행을 올바르게 이해하지 못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이해할만하다. 정말 말 그대로 육체의 배고픔을 경험했던 세대가 보기에 현재 어쨋든 배를 곯으며 살았던 적이 없는 2030이 가지는 불행을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남의 상황을 이해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연장선에서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수용소의 삶이 주는 고통에 대한 공감은 어려웠다. 어쩌면 ‘쉰들러 리스트’, ‘안네의 일기’ 등 수많은 작품을 보면서 수용소의 삶에 대해서 이미 작게나마 접해봤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러한 힘든 삶 자체보다 놀라웠던 것은 프랭클 박사가 가지고 있는 삶에 대한 태도였다. 죽음에 가장 가까운 곳에서 죽음보다 더욱 힘든 삶을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머를 구사한다는 것이 처음에는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어쩌면 그런 최소한의 긍정적인 태도를 버리지 않았기에 프랭클 박사가 살아남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인생을 두 번째로 살고 있는 것처럼 살아라. 그리고 지금 당신이 막 하려고 하는 행동이 첫 번째 인생에서 이미 그릇되게 했던 바로 그 행동이라고 생각하라.

 

요새 유튜브, 아니 대한민국을 뒤흔드는 컨텐츠가 있다. 안보 전문 컨설팅 그룹인 ‘무사트’에서 주관하는 훈련을 체험할 수 있는 ‘가짜사나이’라는 것이다. 훈련의 강압적인 태도는 일단 차치하고 생각해보자. (이 부분도 나중에 시간이 되면 꼭 리뷰는 한 번쯤은 해야겠다.) 왜 전시 생존하고는 상관없는 크리에이터들이 저 먼 곳까지 훈련을 받고 (사실은 얼차려가 대부분이지만) 저 고생을 하고 있는 것일까? 물론 가장 큰 목적은 그들이 말하진 않았지만 채널 조회수나 구독자에 대한 욕심일 것이다. 메가 컨텐츠에 참여함으로써 얻는 화제성이 가장 큰 목적일 것이다.

 

동시에 다른 목적 중 하나는 삶에 대한 동기 부여일 것이다. 인간은 우리의 삶이 유한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동시에 흥미로운 사실은 그 존재의 유한성을 대부분의 시간동안은 잊으며 살아간다는 것이다. 우리는 마치 삶이 무한한 것처럼 우리의 삶을 낭비하고, 그 중에서도 가장 귀한 우리 존재 자체를 함부로 대하며 살아가고 있다. 어쩌면 강압적인 태도가 우리를 보는 내내 우리를 불편하게 하면서도 우리가 ‘가짜사나이’를 찾아보는 것은 삶의 가장 어려운 순간에서도 영혼의 자유를 꿈꾸고 싶어하는 ‘로고테라피’의 핵심 정신과도 맞닿아 있을지 모르겠다.

 

평가 - ★

책을 읽으면서 우리는 저자의 생각에 100% 동감할 수 없기 때문에 독자는 이를 공격하기도 한다. 허나 이 책에는 그러한 공격적 피드백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나치 수용소 생활 해봤어?"란 질문에 대해서 할 말이 일단 없기 때문이다. 그러한 피드백의 한 구석이 막혀있는 책을 나의 것으로 완전히 가져오기는 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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