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Bread & Butter Cabernet Sauvignon
Vintage: 2020
지역: California, US
ABV: 13.5%
가격: 30,000원
개인 평점: 3.5 / 5.0 기대를 안 하고 마셨음에도 의외로 알코올 보충용으로 훌륭해서 놀라웠다.
술이 술을 부른다고 좋은 와인을 마셔서 기분 좋게 취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술 한잔이 더 생각날 때가 있다.
이럴 때 마시는 와인을 알코올 보충용이라고 하는데 너무나도 당연하지만 이러한 와인은 비쌀 이유가 전혀 없다.
이미 코알라가 된 상태이기 때문에 어차피 혓바닥도 맛을 못 느끼고, 코에서도 좋은 향을 못 맡는데 굳이?
이러한 경험이 몇 번 반복되다 보니 이 타이밍에 마시는 와인에는 몇 가지 단서조항을 달아놓는다.
먼저, 다시 한번 말하지만 가격이 비싸서는 안된다.
개인적인 기준은 와인 모임으로 치면 그날 마셨던 와인들의 반값 이하가 적절하다고 본다.
두 번째로는 향이 밍밍해서는 안된다.
이때는 이미 상태가 좋지 않기 때문에 섬세한 향을 느끼기에는 어렵다.
세상 좋은 부르고뉴 와인을 주더라도 못 느낄 수 있기에 인공적으로 만들더라도 오키한 와인이 나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좀 어려운 얘기긴 하지만 마셔본 와인일수록 좋다.
어차피 혓바닥이 맛을 느끼기 어려운 상태이기에 이때 좋았던 와인을 나중에 마셔서 실망하는 일도 적지 않고, 이때 나빴던 와인이라 생각하고 그 와인을 다시는 도전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능하다면 와전히 같은 와인은 아니더라도 다른 빈티지 와인으로 마시면 어떨까 한다.
브레드 앤 버터 카베르네 소비뇽은 그런 점에서 거의 완벽한 알코올 보충용 와인이었다.
3만 원, 미국 현지에서 구한다면 15불 정도의 가격은 일단 적당하다.
이날 마셨던 와인들이 7만 원 대였으니 3만 원 이하라는 기준점을 맞추고 있다.
향은 왜 브레드 앤 '버터'인지를 느끼게 해준다.
진하게 퍼지는 바닐라, 오크향이 버터의 풍미와 정말 비슷하다.
인공적인 향이긴 한데 취한 상태에서는 그게 기분이 좋다.
그리고 나는 이 와인을 꽤 마셔봤다.
특히나 와린이 시절에는 달고 살았다는 표현이 적절할 정도로 이 와인이 세일하는 시기를 열심히 찾아다녔다.
물론 지금은 안 마셔서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예전 빈티지는 많이 보셨다.
그래서 결론은?
분명히 더 비싼 와인들로 만족스러운 술자리임에도 불구하고 꽤 맛있게 마신 와인이다.
그래서 왜 맛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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