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이란 공간이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봤다.
내가 어렸을 적엔 편의점이라는 게 거의 없었다.
이상한 표현이지만 아주 작은 크기의 "슈퍼마켓"이 지금의 편의점 역할을 하고 있었다.
보통은 그 긴 이름을 다 부르지는 않았고 슈퍼라고 부르곤 했다.
슈퍼라는 공간은 생각보다 맡고 있는 역할이 많아서 고객에게나 주인에게나 꽤나 불편한 공간으로 기억한다.
내 기억이 맞다면 당시의 슈퍼에서 콩나물을 직접 길러서 팔거나 모두부를 쪄서 파는 일 역시 꽤나 비일비재했다.
당연히 주인은 이런 것을 준비해야 하니 쉽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아니 우리 가게에서 팔 물건을 하나부터 열까지 완벽하게 구성했어야 하니 꽤나 피곤한 일이었으리라.
그렇다고 고객에게 편한 공간도 아니었다.
지금처럼 카드 결제가 편리하게 되는 것도 아니라 현금을 지참했어야 했고, 원 플러스 원 같은 행사는 꿈도 꿀 수 없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편의점이 이러한 슈퍼의 자리를 대신 하기 시작했다.
편의점의 가장 큰 무기는 이름그대로 편의성, 편리함이었다.
업주는 프랜차이즈의 도움을 받아서 상품을 발주만 하면 언제든지 쉽게 받을 수 있어 장사를 하기 쉬워졌다.
고객은 각종 혜택과 편리한 카드 결제, 그리고 다양한 행사를 언제든 만나볼 수 있었다.
물론 이 편리함에 돈을 지불해야 하니 상품이 비싼 것은 감내해야 하지만 말이다.
불편한 편의점은 편리하고 친절하긴 하지만 그것이 사무적으로 느껴지는 편의점에서 예전의 슈퍼의 감성을 그리워하는 현실에서 시작한다.
물론 중간중간 너무 유치한, 혹은 자극적인 연출이 많아서 마치 동화를 읽는듯한 느낌도 든다.
게다가 작위적인 전개도 많아서 결코 좋은 소설이라고는 말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번 정도 이러한 각박한 현실에서 한번 정도는 동화를 꿈꿔도 좋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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