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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Fernand & Laurent Pillot Chassagne-Montrachet 2018 - 미워도 다시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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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Domaine Fernand & Laurent Pillot Chassagne-Montrachet

Vintage: 2018

해외 평균 가격: 58$ 정도?

품종: Chardonnay

Vivino 평점: 4.3 / 5.0

평점: 3.7 / 5.0 이걸 마시고도 화이트가 별로라고 해보시지

 

와인을 동호회까지 만들어서 마시는 이유는 어떻게 보면 다양성 때문이다.

매번 내가 마시는 와인을 또 마시려면 가만히 있어도 되는 건데 그래도 조금이라도 다양한 경험을 위해서 귀찮은 동호회까지 나간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동작하는 게 아니라는 거다.

 

내가 생각했던 그림은 이랬다.

매번 레드만 마시던 내가 레드도 마시고, 화이트도 마시고, 스파클링도 마시기 시작한다.

와인에 대한 지식이 올라가고 취향도 다양해진다.

 

그러나 현실은 보통 이렇다.

매번 레드만 마시던 내가 레드도 마시고, 화이트도 마시고, 스파클링도 마시기 시작한다.

역시나 레드가 최고시다고 편협해지기 시작한다.

 

마치 쇼핑이라고 생가하면 좋다.

귀한 지인 분 중 한 분은 쇼핑을 가면 잘 결정하지 못한다.

그분의 패턴을 보면 처음에 마음에 둔 것을 골랐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돌아다닌다.

 

그래서 그분께 이유를 여쭈었다.

어차피 뭘 살지도 마음으로 정해둔 거 같은데 왜 이렇게 비효율적인 쇼핑을 하냐고 말이다.

그러니 그 분은 고른 다음의 과정은 합리화라고 말했다.

즉, 내 결정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다른 매장을 보면서 재확인한다고 한다.

 

그럼에도 가끔은 화이트 와인에서 감동을 느끼고 한다.

오늘 먹은 도멘 페르낭 로랑 필로 샤사뉴 몽라셰는 그러한 와인이었다.

첫 잔을 따를때부터 황금색에 가까운 액체가 보일 때부터 나는 감동받을 준비를 했다.

 

노즈에서는 오크향이 나기 시작했다.

내 느낌에는 프렌치 오크통보다는 아메리칸 오크통 특유의 고소한 냄새 같은 것이 더 올라왔다.

꿀 향기 비스무리한 향기가 뒤를 이었다.

 

입에서는 꽤나 즐거운 맛이었다.

단맛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고, 오크향이 강렬함에도 느끼한 맛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기분좋은 청량함이 느껴져 바디감이 있는 이온음료를 마시는 기분이었다.

 

샤샤뉴몽라세는 일부로 근처에도 안 가고 있었는데 다음에 본다면 도멘 상관없이 일단 한 번은 재구매할 것 같다.

물론 이번에도 내가 산건 아니지만 말이다.

그리고 화이트 와인에게 기회를 주고 싶을때가 또 온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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