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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Overture NV - 우리가 와인을 마시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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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Opus One Overture

Vintage: Non Vintage

지역: Oakville, Napa Valley, California

가격: 219,000원 (춘천 세계주류마켓)

평점: 4.0 / 5.0 내가 고급스러운 와인을 마시는 이유

 

나는 스시를 꽤 좋아한다.

오마카세도 좋아하고 마트 초밥도 좋아한다.

나에게 있어서 스시란 맛도 맛이지만 꽤나 가성비가 좋은 음식이기 때문이다.

아마 이 얘기 듣고 뭔 헛소리인가 싶을 거다.

 

이렇게 가정해보자.

구이용 한우를 꽤 싸게 구한다고 해도 100g에 만원 이하로 구하기 쉽지 않다.

미국산 쇠고기는 괜찮은 부위로 괜찮은 등급으로 구하면 100g에 5천 원 정도에도 구할 수 있다.

물론 더 저렴하게는 100g당 2천 원 대도 심심치 않게 구할 수 있다.

 

자. 이젠 미국산 쇠고기와 한우를 먹어보자.

나도 물론 혀가 있기 때문에 한우가 더 맛있다는 것쯤은 알고 있다.

그러나 미국산 쇠고기에 비해서 가격만큼, 즉 2배 이상 더 맛있을까?

절대 그렇지 않을 것이다. 20% 정도의 만족감은 더 줄 수 있으나 절대 가격만큼은 아니다.

 

그런 점에서 스시는 매력적이다.

저렴한 마트 초밥이 가지는 강점도 분명히 있지만 스시 전문 식당이 주는 특별함도 있다.

오마카세까지 가게 되면 또 다른 마력이 있다.

 

물론 천 원에 한 피스인 마트 초밥보다 오마카세에서 먹는 오천 원짜리 한 피스가 정확히 5배 맛있다고 하긴 어렵다.

그러나 최소한 가격을 투자하면 투자할수록 먹지 못하던 맛이 느껴진다.

이런 점에서 가성비가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참 가성비 떨어지는 취미이지 싶다.

와인을 마시는 일 말이다.

만원대에도 괜찮은 와인이 있고, 이만 원대에도, 삼만 원대에도 괜찮은 와인이 있다.

그러나 만원대 와인보다 20만 원 와인이 20배 더 맛있는 일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왜 우리는 와인을 마실까?

 

이번에 마신 오버츄어가 약간의 답을 던져줬다.

오버츄어 와인에서 가장 놀라웠던 점은 질감이었다.

입에서 마실 때 마치 비단이 들어온 듯한 실키한 느낌이 인상적이었다.

 

노즈에서 오크향 역시 빼놓을 수 없었다.

저렴한 가격대의 와인에서 느껴지는 오크향이 때리는 느낌이었다면 오버츄어에서 느껴지는 오크향은 남는다는 느낌에 가까웠다.

그러면서도 과실 향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게 신기했다.

 

입에서는 상대적으로 심심하긴 했다.

그러다 보니 오퍼스 원의 맛이 궁금해졌다.

여기서 얼마를 더 써야 정말 만족할 수 있는 와인이 나올까 싶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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