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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덕덕구스 - 이게 왜 I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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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덕덕구스

양조장: 구스아일랜드

종류: 세션 IPA

ABV: 4.7%

가격: 2,750원 (미니스톱)

Untapped 평점: 3.48 / 5.00

개인 평점: 3.0 / 5.0 도수가 약한 건 킹정. 그래도 호피함이 약한 건?

 

구스 아일랜드. 크래프트 비어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애증의 이름일 것이다.

나는 그 정도의 마니아는 아니다 보니 특별히 증오는 없지만 여하튼 설명하자면 홍대병과 비슷하다.

당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홍대에서 거리 공연을 하고 있다.

당신은 그 아티스트와 인간적인 교류도 하면서 그 아티스트가 성공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어느덧 그 가수는 제작자의 눈에 띄어 티브이에도 출연하는 사람으로 성장했다.

점점 더 유명해지긴 있지만 괜찮다. 그에게 나는 특별한 팬일 테니깐.

그런데 생각보다 가수가 너무나 커져버렸다.

티브이를 틀면 나오는 가수가 되어 버렸고, 이제는 나를 기억할지 모르겠다.

그런데 문제는 그것만이 아니다.

이 가수의 색깔이 사라졌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가 아니라 갑자기 힙합을 하기 시작한다.

아니. 이 가수는 통기타로 부르던 포크송이 매력적이었는데 힙합을 갑자기?

왜인가 싶었더니 힙합이 요새 대세라고 한다.

 

색깔은 짙은 것이 전형적인 IPA까지는 아니더라도 꽤나 재미있게 느껴지는 색상이다.

요새 유행하는 뉴잉글랜드 IPA처럼 아예 탁한 색은 아니지만 페일 에일이나 라거와 같은 투명한 색은 더더욱 아니다.

이런 맥주를 편의점에서 사서 잔에 따를 수 있다는 것만으로 한국 맥주 시장의 성장을 읽을 수 있다.

 

향은 호피함이 느껴지긴 한다.

물론 복숭아니 이런 과실 향까지 느껴지는 것은 아니고 과일 향일 수도 있는 향긋함이 느껴지는 정도이다.

이 부분은 캔입 날짜를 알 수 없으니 신선함의 문제인지는 헷갈린다.

 

입에서는 거친 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페일 에일을 마시는 느낌이 들 정도로 산뜻하게 넘어간다.

물론 이런 건 내 이야기고 맥주를 평소에 자주 즐기지 않는 귀한 지인의 말로는 이것도 조금 쓰다고 한다.

 

전반적으로 욕심이 느껴지는 맥주이다.

너무 호피해서 안주와 지나치게 안 어울리게 되면 안주를 못 팔아먹을 것 같으니 안 되겠고,

그렇다고 호피함이 안 느껴지자니 크래프트 비어라는 이름표를 떼어야 할 것 같으니 안 되겠다 심보가 느껴진다.

 

구스 아일랜드에 대해서 크래프트 비어 마니아가 느끼는 감정은 늘 아쉬움이다.

무난한 혹은 실패하지 않을 조합을 들고 와서 크래프트 비어라고 말하다 보니 아쉬움이 짙게 남는다.

크래프트 비어는 하나씩 극으로 가도 좋다. 싫어하든 좋아하든 그들을 위해서 말이다.

대량생산의 대기업이 못하는 것을 하나라도 해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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